[기획시리즈-글로벌 M&A 시장동향] (7) 일본의 미국시장 진입기 - 다양한 인수합병 통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
일본은 올해 2016/17년(4월1일~3월31일) 초반부터 ‘미국’ 산업에 대한 인수전을 지속적으로 전개하면서 기업 및 시장의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인수분야도 매우 다양해 일본 전체로 보면 분산적 투자의 형태로 드러나고 있다. 그렇다고 작은 단위가 아닌 시장의 진입부터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려는 장기적 전략의 성격도 지니고 있다.
2016년 5월부터 미국 기업에 대한 인수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현재 8월 중순까지 진행형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7월부터는 3~4개 이상의 미국기업을 대상으로 활발한 인수전을 펼친다.
지금부터 5~8월 월별로 단행되고 있는 일본 기업의 미국 인수전을 간략하게 살펴보도록 한다. 주목할 점은 인수전의 분야와 규모 그리고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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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융업체 'Creekridge capital' 본사(출처 : Creekridge capital)
◈ 5월 - 의료・IT 부문의 판매금융사업 인수...미래 수요시장 대비 목적
일본 히타치캐피탈(日立キャピタル)은 2016년 5월 미국 헬스케어업체 'Creekridge capital'로부터 판매금융사업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인수하는 사업의 영업자산잔액은 325억엔(약 3600억원)이다.
현재 미국에서는 의료 및 IT를 융합한 분야가 2020년까지 13.5%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될 만큼 유망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따라서 이번 인수를 통해 성장시장 개척에 주력할 것으로 판단된다.
히타치캐피탈은 인수대상 업체의 1989년 10월 설립한 미국법인을 통해 인수전을 진행하며 인수금액은 공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2012년 캐나다에도 현지법인을 설립한 히타치캐피탈은 2014년 5월 캐나다의 종합파이낸스를 인수하면서 북미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뇌동맥 치료기구 'WEB'(출처 : 시퀀스메디칼)
◈ 6월 - 뇌혈관치료 의료기기 인수...뇌혈관 치료시장 개척 목적
일본 정밀기기업체인 테루모(テルモ)는 2016년 6월 미국 의료기기업체인 시퀀트메디컬(Sequent Medical)의 인수금액을 403억엔(약 4460억원)으로 전망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인수전은 뇌동맥류를 도관을 통해 혈관부터 치료하는 기구를 개발하는 시퀀트사의 전체 주식을 취득하는 계약이다. 오는 7~8월내로 인수를 완료할 예정이며 성장이 전망되는 ‘뇌혈관치료 시장’의 개척이 주목적이다.
현재 인수대상업체는 뇌동맥류의 치료에 사용한 신형기구 'WEB'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신형기구는 형상기억합금의 세밀한 구조로 뇌동맥류의 혹 부분을 막고 혈류의 유입을 효과적으로 차단해준다.
유럽에서 판매를 시작해 미국에서도 임상치료시험을 시행하고 있다. 여기에 테루모는 동일한 치료에 사용하는 코일을 개발하는 미국 회사를 2006년에 자회사로 인수했기 때문에 해당부문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미국 광산기계업체 조이글로벌 홈페이지
◈ 7월 - 펀드・제약・제빵・기계 등 다양한 분야 인수...미국 시장에 대한 진입 및 확대
첫째, 일본 금융서비스업체인 오릭스(オリックス)는 2016년 7월 미국 펀드운용업체인 보스턴 파이낸셜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BFIIM)를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에서 새로운 운용사업을 통해 수수료 수입을 확대할 계획이다.
둘째, 일본 후발의약품업체인 니치이코(日医工)는 미국 동일업체인 사젠트 제약(Sagent Pharmaceuticals)을 750억엔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일본의 후발의약품업체에 의한 해외기업인수로는 최대금액으로 미국의 의약시장 개척이 목적이다.
셋째, 일본 야마자키제빵(山崎製パン)은 미국 제빵업체인 베이크와이드 브랜즈(Bakewise Brands)를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인수금액은 비공개이며 이번 인수를 통해 소매 및 외식용 중심으로 미국 제빵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넷째, 일본 건설기기업체인 코마츠(コマツ)는 미국 광산기계업체인 조이 글로벌(Joy Global Inc.)을 3036억엔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초대형 광산기계와 같이 코마츠가 보유하지 못했던 기기를 확보해 보완성을 높이는 것이 주목적이다.
▲미국 자동차도료업체 US Paint 홈페이지
◈ 8월 - 자동차 도료・아웃소싱・데이터마케팅 등 트렌드 사업에 집중...규모의 경제 실현 목적
첫째, 일본 도료제조업체인 간사이페인트(関西ペイント)는 2016년 8월 미국의 자동차 도료제조업체인 US페인트(US Paint Corporation)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53억엔을 출자해 발행주식의 51%를 취득한다.
자동차부품 및 건설기계용 도료를 판매하는 US페인트의 노하우와 제조거점을 활용해 미국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자동차 경쟁국인 만큼 완제품 시장의 경쟁과열 양상에서 벗어서 후방산업에 진입한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둘째, 일본 기술자파견업체인 아웃소싱(アウトソーシング)은 2016년 8월 미국 도급업체인 아메리카엔지니어코퍼레이션(AEC) 인수에 관한 합의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오는 10월에 전체 발행주식을 81억엔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고 미국의 심사기관에 승인을 얻어 이듬해인 2017년 4월 1일에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당사는 향후 기술적 전문성을 요하는 곳에 아웃소싱이 뒤따른다는 시장흐름에 투자한 것이다.
셋째, 일본 광고서비스업체인 덴츠(電通)는 미국 데이터마케팅업체인 머클(Merkle)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참고로 인수금액은 공개하지 않았으며 인수수속은 9월 말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머클은 고객정보의 분석을 주력으로 하는 업체이며 당사의 노하우를 통해 향후 마케팅사업을 세계적인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미래산업 중 하나인 빅데이터의 활용을 더욱 체계화하는 데에도 주력한다.
▲세계 속의 한국이 되기 위해서는 글로벌 흐름을 항시 파악이 불가피(출처 : MIN News)
◈ 단순히 덩치키우기식 인수전이 아닌 미래시장 예측한 전략적 투자...한국도 미래 성장동력 발굴위해 글로벌 시장동향은 필수
지금까지 2016년 회계연도 1~2분기(8월 중순까지) 일본의 미국기업 인수전에 대해 살펴봤다. 인수분야를 정리해보면 의료기기, 제약, 제빵, 기계, 자동차도료, 아웃소싱, IT, 데이터마케팅, 펀드 등이다.
이중 상위개념의 산업이 중첩된 부문은 ‘의료’다. 이는 일본 국가의 고질병이자 대표 사회현상인 고령화로부터 축적한 데이터가 해외 의료시장에 대한 미래형 투자와 연계됐다고 판단된다. 의료기기 및 치료기술, 제약 등의 수요가 사회현상과 밀접하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의 기업들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하기 위해 다양한 국가에 진출하거나 투자를 통해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하지만 미래형 성장산업이 무엇이고 글로벌 수요동향이 어떠한 모습으로 전개되는지 분석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전문가들은 내부상황에서 벗어나 세계의 경제와 산업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일본의 지속적인 인수전도 단순한 투자가 아닌 지금까지의 글로벌 시장동향을 바탕으로 미래시장에 대한 수요를 예측해 판단한 체계적인 전략이라는 점을 잊지 말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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