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ESG 경영 평가] 86. 움츠러든 사회봉사·기부… 나눔은 선택아닌 필수
“여성 평균임금, 남성의 79% 그쳐” 유리천장은 여전
김백 기자
2023-01-25
ESG 경영헌장 미제정… 구체적 지향점 설정 시급
“여성 평균임금, 남성의 79% 그쳐” 유리천장은 여전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올해 국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은 △중국의 수요 회복 △러시아의 공급 중단 △세계 각국의 물량 확보 경쟁 등으로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평균 동북아지역 LNG 현물가격(JKM)은 100만BTU(열량단위)당 34.24달러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급등했다.

최근 난방비 폭탄이라는 용어가 자주 들리는 것도 난방용 LNG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더불어 고금리로 대출이자 부담에 허리가 휜 서민들은 못살겠다고 아우성이다. 지난해 3분기 50달러대까지 치솟았던 LNG 가격이 20달러대 초반까지 떨어져 한숨을 돌린 상황이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가스안전관리 검사 및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가스안전공사(KGS)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현황을 진단하기 위해 홈페이지, 스카이데일리·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 데이터베이스(DB), 국정감사·감사원 자료, 각종 제보 등을 참조했다. 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향하며 개발된 ‘팔기(八旗)생태계(8-Flag Ecosystem)’ 모델을 적용해 KGS의 ESG 경영 현황을 진단해 봤다.

◇ 부채비율 124%로 부채 상환에 47년 소요

KGS는 지난해 5월9~20일까지 2주간 ‘ESG 경영 문화주간’을 시행했다. ESG 경영을 내재화하기 위해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부서별 업무 특색에 따른 ESG 관련 활동을 실천하도록 독려했다.

2021년 12월 ESG 경영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ESG경영위윈회를 신설했다. ESG 경영 비전은 ‘가스안전에 환경과 사람의 가치를 더하는 국민의 기관’으로 정했다. 홈페이지에 인권헌장·윤리헌장은 공개했지만 정작 중요한 ESG 경영헌장은 없다.

2021년 경영평가에서 지적을 받은 내용은 △균등한 기회와 사회통합 8개 △안전 및 환경-환경보전 3개 △윤리경영 10개 △직무 중심 보수체계 전환 노력과 성과 4개로 조사됐다. 지적사항 대부분이 ESG 경영이 미흡하다는 지표와 연관돼 있다.

종합청렴도 평가결과는 △2017년 4등급 △2018년 3등급 △2019년 3등급 △2020년 3등급 △2021년 2등급으로 점점 개선되고 있다. 자체 감사부서는 정원 17명에 현원 18명으로 구성됐다. 2021년 12월31일 기준 상시 전문인력은 정원 17명에 18명, 비상시 전문인력은 정원 15명에 33명이 각각 배치됐다.

노동조합은 단일노조로 구성됐다. 가입대상 인원 1530명 중 지난해 9월30일 기준 조합원수는 정규직 1381명·무기계약직 117명으로 조사됐다. 노조 가입률은 97.9%로 매우 높다.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최근 7년간 일산화탄소 누출로 사망자 30명·부상자 65명이 발생된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원인별로 분류하면 △가스보일러 58명 △업무용 대형연소기 20명 △가스온수기 10명 등으로 조사됐다. 일산화탄소 경보기가 설치되지 않았거나 설치 기준에 부적합한 숙박업소도 적지 않았다.

2021년 기준 부채총계는 1620억 원이며 자본총계는 1301억 원으로 부채비율은 124.5%다. 부채는 △2017년 1226억 원 △2018년 1189억 원 △2019년 1410억 원 △2020년 1589억 원으로 2018년 이후 증가세를 유지했다. 반면 자본총계는 △2017년 1134억 원 △2018년 1206억 원 △2019년 1174억 원 △2020년 1220억 원으로 등락을 보였다.

2021년 매출액은 2104억 원으로 2020년 2279억 원 대비 줄어들었다. 동년 당기순이익은 33억 원으로 2020년 75억 원 대비 절반으로 축소됐다. 2021년 당기순이익으로 부채를 전부 상환하려면 47.7년이 소요된다. 경영개선 노력이 절실한 이유다.

◇ 사회공헌활동·기부금액 감소세 유지

2021년 정규직 1인당 평균 보수액은 6998만 원, 무기계약직 1인당 평균 보수액은 3507만 원으로 무기계약직 평균 연봉이 정규직 평균 연봉 대비 50.1%에 불과하다. 정규직 여성의 연봉은 5742만 원으로 남성의 연봉 7268만 원 대비 79.0%다. 근속연수 및 직급 차이로 남녀 평균임금 차이가 발생했다.

지난 5년간 징계 건수는 △2018년 30건 △2019년 13건 △2020년 9건 △2021년 6건 △2022년 9월30일 기준 7건으로 집계됐다. 징계사유는 △직무상 의무 위반 △성실 의무 위반 △직장이탈 금지 위반 △품위 유지 위반 등으로 조사됐다. 연간 평균 징계건수는 10.4건으로 많은 편이다.

사회공헌활동에서 봉사활동 횟수는 △2017년 291회 △2018년 254회 △2019년 233회 △2020년 191회 △2021년 135회로 감소세를 보였다. 기부 금액은 △2017년 2억2473만 원 △2018년 3억3461만 원 △2019년 2억8299만 원 △2020년 3억2516만 원 △2021년 1억8637만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3년간 중증장애인 생산품 구매액은 △2019년 2억8900만 원 △2020년 3억9600만 원 △2021년 6억7800만 원을 기록했다. 총구매액 대비 중증장애인 생산품 구매액 비율은 △2019년 1.1% △2020년 1.0% △2021년 1.9%로 등락을 보였다.

일·가정 양립 지원제도 중 육아 휴직 사용자는 △2017년 25명 △2018년 17명 △2019년 31명 △2020년 46명 △2021년 52명으로 2018년 이후 증가세를 보였다. 여성 사용자는 10명 이상을 꾸준히 유지한 반면 남성 사용자는 2019년부터 10명을 넘어섰다.

최근 5년간 직장어린이집은 수혜 인원은 △2017년 정규직 13명 △2018년 정규직 12명 △2019년 정규직 13명 △2020년 정규직 15명 △2021년 정규직 18명으로 집계됐다.

홈페이지에 ESG 교육을 위한 교재는 없다. 지난해 12월까지 홈페이지에 월간가스안전과 함께 빅데이터 기반 배관 건전성 관리 기술·내진설계의 개념과 가스배관의 설계 등 가스안전교육 자료를 공개했다.


▲ 한국가스안전공사(KGS)의 ‘팔기(八旗)생태계(8-Flag Ecosystem)’ 모델 평가 결과


◇ 녹색제품 구매 실적 증가 후 감소

KGS의 사업장별 에너지 총사용량은 △2016년 59.1TJ(테라줄) △2017년 63.5TJ △2018년 99.2TJ △2019년 41.3TJ △2020년 38.1TJ로 집계됐다. 환경정보공개 기준이 변경되며 2019년부터 대표사업장인 본사의 에너지 사용량만 합산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률은 △2019년 0.3% △2020년 17.2% △2021년 21.1%로 계속 증가했다. 온실가스 기준배출량은 4578.0tCO₂eq(이산화탄소 환산t)에서 상승세를 보였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9년 4564.0tCO₂eq △2020년 4543.0tCO₂eq △2021년 4894.0tCO₂eq으로 등락했다.

저공해 자동차 보유 현황은 △2019년 1종 6대·2종 37대·3종 6대·일반차량 13대 △2020년 1종 7대·2종 39대·3종 2대·일반차량 13대 △2021년 1종 9대·2종 39대·3종 2대·일반차량 13대로 집계됐다. 저공해차 의무구매비율은 2019~2021년 모두 달성했다.

녹색제품 구매 실적 비율은 △2019년 80.9% △2020년 84.7% △2021년 47.1%로 집계됐다. 녹색제품 구매액은 △2019년 10억6900만 원 △2020년 12억1400만 원 △2021년 4억9900만 원으로 조사됐다.

사업장별 폐기물 발생량은 △2016년 166.9t △2017년 162.4t △2018년 162.1t △2019년 98.4t △2020년 944.2t을 기록했다. 2019년부터 대표사업장인 본사의 폐기물 발생량만 집계하지만 2020년 폐기물량이 급등한 원인은 밝히지 않았다. 

◇ 폐기물 발생량 급증 원인 파악 필요

△거버넌스(Governance·지배구조)=2021년 12월 ESG경영위원회를 신설하고 지난해 ESG 경영 문화주간을 시행할 정도로 ESG 경영에 대한 관심은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인권헌장·윤리헌장은 마련했지만 ESG 경영헌장을 제정하지 않아 구체적인 지향점을 파악하기 어렵다. 종합청렴도가 개선된 점은 긍정적이다.

△사회(Social)=남녀의 급여 차이가 없는 상황에서 정규직 여성의 연봉이 남성의 79.0%로 낮은 것은 승진에 유리천장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징계건수는 연간 평균 10.4건으로 많은 편이며 특히 2018년은 30건에 달해 시급한 조치가 필요하다.

사회봉사활동 실적과 기부금액도 전반적으로 줄어들어 임직원 인식 개선이 요구된다. 다른 공기업은 거버넌스에서 개선이 많이 필요하다고 평가를 받았지만 KGS는 사회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위험이 많다고 판단했다. ESG 경영 관련 교재를 개발해 전체 임직원 대상으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환경(Environment)=가스가 석탄에 비해 유해가스 배출이 적어 친환경 연료에 속하지만 환경을 파괴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온실가스 감축률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녹색제품 구매 실적도 감소해 우려스럽다. 2020년에 폐기물 발생량이 급증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원인을 파악해 조치해야 한다.


▲ 김백건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출처=iN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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