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이대로 침몰하는가] (1)국제 에너지가격은 떨어지고 있는데 한국 에너지 요금은 오르고 있어
노인환 기자
2016-11-04 오전 11:59:15

▲8월~11월 2일 기준 브렌트유 거래가격(좌)과 천연가스 거래가격(우)(출처 : oilprice net, nasdaq)

지난 2013년 말 글로벌 국가 간 다양한 이권경쟁과 에너지 수급량의 실패로 에너지 가격은 급락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가격둔화는 현재 2016년 말까지 지속되고 있다.

1배럴당(약 158.9리터) US$ 100달러대를 호가했던 유가는 반토막으로 잘린 채 50달러 내외를 전전하고 있다. 천연가스도 1갤런(gal)당 2.7달러대로 절반 가까이 떨어진 상태다.

하지만 한국의 주유소 기름가격과 도시가스 요금은 2016년 10~11월 오르고 있는 추세다. 에너지 예산을 절약한 국가들이 석유, 가스 요금을 인하한 것과는 대조적인 정책이다.

지금부터 한국의 에너지 가격 동향에 대해 간략히 살펴본 후 국제 에너지시세와 비교해보도록 한다. 또한 향후 유가시세 전망 및 한국의 에너지산업 정책에 대해 다뤄보도록 한다.


▲11월 2일 기준 국내 유가표(출처 : 한국석유공사 오피넷)

◈ 글로벌 에너지 시세와 정반대로 움직이는 한국의 석유·가스 요금

올해 2016년 10~11월 한국의 석유, 가스 요금은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유가의 회복과 가스원료비의 인상이 주요인이지만 국제 에너지 시세는 전혀 다른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첫째, 한국석유공사(KNOC)에 따르면 2016년 11월 2일 기준 주유소 휘발유, 경유의 평균가격은 각각 1리터(L)당 1428.98원, 1224.76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달간 모두 20원 이상씩 오른 것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동기간 서부텍사스유(WTI), 브렌트유(Brent), 두바이유(Dubai) 등의 가격은 1배럴당 47달러를 하회했다. 10월 31일 이후 1~5달러 이상 하락된 것이다.

둘째, 2016년 10월 28일 한국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가스공사(KOGAS)가 제출한 도시가스 원료비 인상안을 승인했다. 결국 이달 11월부터 도시가스 요금이 평균 6.1% 인상될 예정이다.

하지만 뉴욕상업거래소의 자료에 따르면 2016년 11월 3일 기준 천연가스 거래가격은 1갤런(gal)당 2.766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5개월간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유가회복은 50달러대를 회복하지도 못했으며 천연가스는 2달러대로 더욱 떨어지고 있다. 이처럼 한국의 석유, 가스 가격과 국제 시세는 전혀 반대의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정부와 기업의 정보력 부족에 따른 결과인지, 알면서도 무자비하게 시행되는 정책의 부재인지는 글로벌 지표와 경제동향을 살펴보면 더욱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홈페이지

◈ 산유국 오일생산량↑ 기술개발로 생산비용↓ 금리인상 가능성↑ OPEC 감산정책 효과 없어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정책은 효과가 거의 없었다. 지난 2개월간 유가의 상승은 OPEC회의에 대한 기대감과 난방기가 다가온 국가의 수요가 일시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현재 일부 산유국들은 석유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러시아, 이라크, 나이지리아, 쿠웨이트 등의 국가들은 직간접적으로 감산합의에 고개만 끄덕일 뿐 국가경제를 우선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골드만삭스(Goldman Sachs)에 따르면 OPEC의 감산정책이 실패할 경우 유가는 1배럴당 40달러대로 다시 후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러시아만 보더라도 2016년 1일 평균 오일생산량(BDP)은 1140만배럴로 추산되고 있는데 2017년이면 1170만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게다가 석유의 생산비용은 기술의 발전으로 점점 낮아지고 있다. 에너지컨설팅업체 Rystad Energy의 자료에 따르면 국가별로 2015년 기준 1배럴당 생산비용을 볼 수 있다.

주요국가만 살펴보면 쿠웨이트는 8.5달러, 사우디아라비아 9.9달러, 이라크 10.7달러, 이란 12.6달러, 러시아 17.2달러, 중국 29.9달러, 미국 36.2달러 등이으로 국제유가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다.

한편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오는 12월 인상론에 무게가 실리면서 달러화 가치상승과 상품가격의 하락이 충분히 예상되기 때문이다.

석유감산 정책에 동참하지 않은 국가에서 석유공급을 늘리고 생산비용은 절약되고 있으며 금리인상의 가능성도 짙어지고 있다. 1배럴당 50달러대의 회복 및 지속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한국가스공사 홈페이지

◈ ‘글로벌 에너지산업 동향’을 파악해 국민부담 최소화 정책 펼쳐야

지금까지 한국의 에너지 요금에 대한 정책과 글로벌 동향과의 괴리감은 제시한 지표만 보더라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유가의 장밋빛 회복전망도 그리 현실적이진 못했다.

현재 한국의 에너지업계는 해외투자로 잃은 손실을 국내소비자에게 전가하기위해 소매가격을 올리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날씨와 난방수요에 따라 요금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하지만 설득력이 약하다.

싱가포르의 경우 전문투자국가답게 유가시세에 따라 대외투자를 확대 및 축소하고 국내 산업용, 가정용 기름값을 절약하는 방안을 수시로 검토하고 있다.

가스의 경우 우크라이나의 지하가스저장시설을 떠올릴 수 있는데 매년 난방기간에 대비해 7~8월이면 겨울철 난방수요를 예측하고 이에 따라 가스저장량을 조정하고 있다. 공급가격을 낮춰 국민부담을 줄이기 위한 목적이다.

글로벌 국가는 국민들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략적인 공급전략을 펼치고 있는데 한국 정보는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의 문제점을 보완하지 않으면 머지 않아 소비자의 저항에 직면할 것으로 판단된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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