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문화] (27)국내 대기업의 인재양성은 과다 투자형에서 상호 투자형으로 전환이 필요
민진규 대기자
2016-07-25 오전 11:50:32
 

 


▲고용형태와 삼성그룹의 선택방향 

◈ 투시의 4가지 고용형태와 한국 기업의 유형

투시(A.S. Tusi) 등은 시간에 대한 인식과 개인과 회사간의 거래 등 2가지 관점으로 기업의 고용형태를 스팟형 고용, 상호투자형 고용, 과소 투자형 고용, 과다 투자형 고용 등 4가지로 나눴다.

스팟형 고용은 구체적으로 정의된 과업에 대해 단기적 금전보상을 하는 것으로 계약직이나 임시직 형태로 고용한다.

상호투자형 기업이 교육훈련과 경력관리 등 비금전적인 보상까지 제공하고 직원은 충성심으로 조직에 몰입한다.

과소 투자형 고용은 기업이 직원에게 과도한 충성을 요구하지만, 교육훈련 등 직원의 발전에 관련된 장기적인 투자를 하지 않는다.

과다 투자형 고용은 직원에게 장기 고용을 보장하고 교육훈련을 하지만 그에 상응하는 성과를 창출하지 못한다.

국내 기업은 1997년 IMF외환위기 이전에는 직원을 채용하면 그룹 연수원에서 6개월 정도 소양교육을 시키고 계열사로 배치한 후 최소 3개월 이상의 현장 OJT를 배려하는 등 과다 투자형 고용을 유지했다.

이렇게 교육한 직원이 중도에 퇴사를 하면 기업은 투자비도 회수하지 못하는 구조였다. 당연히 투자를 줄이는 인사정책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IMF외환위기를 거치면서 평생직장에 대한 인식이 퇴색되면서 전직과 이직이 활발해졌고 기업도 비용적인 성격이 강한 교육훈련에 대한 투자를 줄이는 과소 투자형으로 전환됐다.

대규모 신입직원 공채보다는 필요한 직원을 경력직으로 상시 채용하는 방식을 선호하게 됐다. 하지만 노사관계의 안정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의 관점에서 본다면 과다 투자형에서 상호 투자형으로 이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삼성그룹은 차별화된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조직에 충성심이 강한 삼성맨 양성

유럽 기업은 직원을 평가할 때 선천적인 능력을 중시하지만 미국 기업은 교육과 훈련을 통해 향상시킬 수 있는 후천적인 능력을 높이 평가한다.

국내 대표 대기업 중 하나인 삼성그룹의 인사정책을 참고로 살펴보자. 삼성그룹은 미국 기업과 마찬가지로 일정 수준의 지적 능력만 갖추면 정형화된 교육과 훈련에 의해 성장이 가능하다고 본다.

각종 교육의 세부과정은 철저하게 대외비에 부치고 있지만 외부에 많이 알려져 있어 관련 내용을 인용했다. ‘삼성의 교육방식은 특허에 준하게 보안이 유지된다’며 ‘어떤 신기술 못지않게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프로그램도 그룹 경영에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라고 관계자는 설명한다.

삼성직원을 일컫는‘삼성맨’으로 만들기 위한 SVP(Samsung shared value program, 가치공유 프로그램), SLP(Samsung business leader program, 리더양성 프로그램), SGP(Samsung global expert program, 글로벌 역량강화 프로그램) 등이 있다.

SVP는 신입사원 입문교육과 하계 수련회 등으로 모든 임직원을 한 방향으로 결속시킨다. 교육내용은 삼성그룹의 철학, 역사, 비즈니스 예절과 상식, 팀워크 등으로 구성된다.

SLP는 관리자급 직원을 차세대 리더로 육성하기 위해 해외 명문 비즈니스 스쿨과 국내 주요 경영대학원에 2년간 파견하는 제도이다.

임원양성과정을 별도로 운용하며 능력이 검증된 부장이 대상이 되며 경영실무 지식과 글로벌 경영에 관해 공부한다.

SGP는 지역전문가 양성과정으로 본인이 원하는 지역에 파견해 현지 경험을 쌓도록 한다. 방대한 지역정보를 수집하였을 뿐만 아니라 현지화된 인력을 확보해 글로벌 경영전략을 수립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다른 기업과 차별화되고 가장 성공한 제도로 꼽히는 것이 지역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이다.

교육프로그램 외에도 직접 실무를 하면서 삼성의 기업문화를 체험하게 되고 서서히 삼성맨으로 변한다.

다른 대기업에 비해 삼성 직원들이 조직에 대한 충성심이 강하다고 평가를 받는다. 외부인과 만날 때는 누가 시키지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삼성그룹에 대해 어떤 부정적인 말도 하지 않는다.

삼성그룹에 누(累)가 되는 행동도 하지 않으려는 것이 삼성맨의 자세다. 삼성그룹의 조직을 연구해 보면 다른 기업과 차별화하려는 노력이 오히려 삼성맨을 일반 직장인과 다른 생각을 가진 좋은 의미의 ‘외계인’으로 만들지 않았나 생각된다. 

– 계속 -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장> stm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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