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50국가] (27)네덜란드-세계 2위 농산물 수출국이자 기계산업국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침체 계속...농업과 제조업 경쟁력 유지하면서 일자리 창출에 집중해야
네덜란드는 1515년부터 에스파냐의 지배를 받다가 1579년 독립을 선언했다. 이후 제국주의 열강으로서 식민지 운용을 위해 동인도회사, 서인도회사 등을 설립했고 조선산업에도 진출했다.
1810년에는 프랑스 혁명으로 인해 약 4년간 프랑스의 지배를 받다가 1839년 다시 독립했다. 이후 전통산업인 농업과 2차 산업인 제조업에 집중하면서 튼튼한 경제기반을 다졌다.
현대에 와서 유럽의 대표적 농산물 수출국이자 농업 현대화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국제적 위상으로는 유럽경제공동체(ECC)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창립멤버이며 1999년 당시 유로화 도입에도 참가했다.
계속된 경제발전으로 유럽의 경제대국 10위에도 진입했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지역별로 경기도 동탄산업단지에 네덜란드 반도체업체 ASMI와 투자유치 MOU 체결, 제주도의 돌하르방 기증 및 경제교류협력 등이 추진되고 있지만 실질적인 경제효과를 본 것은 아니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업체 골드만삭스는 1959년 천연가스가 발견된 이후 통화가치가 오르고 제조업이 붕괴된 일명 ‘네덜란드병’이 한국에도 우려된다고 밝히만 네델란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다.
부존자원의 유무부터 다르지만 침체기의 양상이 유사한 네덜란드의 ▲주요 경제지표 ▲국가 기반산업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마이너스(-) 성장률 극복했지만 여전히 저성장 기조 유지...타 유럽국가에 비해 실업률 낮지만 적은 인구에 경제활동인력은 부족
먼저 네덜란드의 2015년 GDP 구매력지수는 8314억달러(약 964조원)로 지난해에 비해 1.8% 소폭 증가했다. 동기간 실질성장률은 1.8%로 소폭 개선됐지만 2016년 4월 1.4%까지 다시 떨어졌다.
2013년 마이너스(-) 성장률을 극복했지만 여전히 저성장률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제전문가들은 물가를 안정화하고 GDP 구성비율 중 50%도 안되는 가계소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음 무역수지 현황을 보면 2015년 무역흑자액은 837억달러로 지난해에 비해 18.6% 감소했다. 낮은 기계류 수요와 유가의 하락으로 인해 동기간 수출입이 모두 줄었다.
주요 수출제품에는 기계 및 장비, 화학, 연료, 식품 등이 있으며 수출대상국은 독일, 벨기에,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으로 대부분 유럽권 국가로 구성돼 있다.
주요 수입제품은 기계 및 운송장비, 화학, 연료, 식품, 의류 등이며 수입대상국에는 독일, 중국, 벨기에, 미국, 영국, 러시아 등이 있다.
사회경제지표를 살펴보면 전체인구 1680만명에 1인당 GDP(구매력지수)는 4만9300달러로 세계 25위에 위치해 있다. 실업률은 올해 4월 6.4%로 집계됐으며 청년실업률은 11.2%로 높다.
노동시장이 타 유럽국가에 비해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2000만명도 안되는 인구에 이정도 실업률은 경제활동인력이 부족하다는 점, 특히 청년층 노동가능인구의 공백이 매우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
동기간 물가상승률은 0.6%로 전월 제로(0)로부터 극복했지만 지난 2년간 0.0~1.5%대에서 등락하고 있어 디플레이션에 가깝다고 분석된다.
재정건전성을 살펴보면 2015년 기준 공공부채는 GDP 대비 68.9%로 높은 수준이며 예산적자비율은 GDP의 2.0%로 유럽권 내에서 적정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농업에서 시작된 기계산업이 제조업으로 확대...하지만 에너지산업은 유가급락으로 구조조정에 돌입
네덜란드는 유로존(Eurozone)에서 10위권 내에 드는 경제 규모를 갖추고 있으며 2008년 이전만 하더라도 안정적인 노사관계, 낮은 실업률, 무역흑자 확대, 유럽의 운송허브로 ‘안정적인 국가’로 인식돼 왔다.
산업활동 역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가공식품, 화학, 석유정제, 전자기계 등이 발전하면서 제조업 분야가 성장했다. 농업부문도 현대화된 특성과 식품가공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에 특화돼 국가 기반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러한 경제적 현안 이슈에 따라 네덜란드는 ▲농업 ▲에너지 ▲제조업을 3대 주요산업으로 지정했다. 여전히 이들 산업이 무역의 주요 상품이자 국가재정의 기반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첫째, 미국 다음으로 세계에서 농산물 수출을 많이 하는 국가이자 미국, 프랑스와 더불어 세계적인 과일 및 야채 수출국인 네덜란드는 농업을 전통적인 국가기반산업으로 인식하고 있다.
농산물의 대부분은 유럽지역으로 수출되며 식품가공기술, 바이오산업, 농업연구개발 등에 끊임없는 투자를 통해 농업의 현대화 및 기계화의 선두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농업에 전체노동력의 2%만이 종사하고 있지만 농업생산성이나 부가가치율이 높은 이유다.
또한 8만3000여개의 관련 농산업체를 통해 규모의 경제도 실현하고 있다. 생산성이 유럽연합 평균의 약 4~5배 정도에 달하며 낙농부문이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참고로 외화소득의 최고상품에는 화훼류, 고급육류 등이 있다.
농업강대국이 된 자연적 배경은 온난다습한 해양성기후와 비옥한 토양이다. 이러한 자연혜택으로 옥수수, 사탕무, 보리, 양파 등이 대량으로 생산될 수 있다.
지난 2년 전부터 러시아의 유럽지역에 대한 식품수입 금지조치로 인해 과일과 야채부문에서 손실이 발생했다. 그러나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농산물 수출액은 813억유로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이미 외교적 제재를 극복한 상태다.
둘째, 에너지부문으로 세계 2위 석유업체인 로열더치쉘(Royal Dutch Shel)을 통해 석유와 가스 산업을 살펴보도록 한다.
쉘은 세계 최대 석유생산업체 중 하나로 북해유전을 비롯한 다양한 지역에서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을 모두 담당하고 있는 명실상부 글로벌 기업이다.
네덜란드와 영국의 합작기업으로 미국의 정유업체의 독점을 방어하기 위해 탄생했으며 북해유전의 시설물처리 문제, 유가급락, 매장량 고갈 등의 문제로 지난 몇 년간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
결국 올해 5월 말 2200명의 추가감원 계획까지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6월 7일 CEO 벤 반 뷰어든(Ben van Beurden)은 2020년까지 매년 250~300억달러를 투자해 향후 석유 및 가스에 대한 높은 수요를 충당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영국의 에너지업체인 BG그룹을 인수하면서 비용절감이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에 투자보다는 긴축프로그램을 통해 강력한 구조조정이 우선 과제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셋째, 제조업으로서 금속 및 엔지니어링 제품, 전기기계 및 장비, 화학, 석유, 건설, 식품가공 등의 다양한 분야가 발달해 있다. 농업과 에너지산업의 전후방에서 발전돼 온 산물인 셈이다.
에너지의 경우 석유업체 로열더치쉘의 화학 및 정유, 관련 기계생산이 모두 제조업에 해당된다. 농업부문의 경우 가금류의 처리기계, 치즈가공기계, 감자처리기계, 포장기계 등 2차 농산물 가공산업의 주요 시설기반을 담당한다.
일반 대중들의 소비재로는 세계적인 가전제품 기업인 필립스(Philips)로 대신할 수 있다. 최근 주력 모태사업인 조명사업부문을 분할하면서 헬스케어 및 헬스테크 부문으로 눈을 돌렸지만 여전히 네덜란드의 주요 전자제품업체로서 1위를 고수하고 있다.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의 시작으로 현재까지 침체여파 이어져...글로벌 경쟁력인 농업 및 제조업 기술 유지하면서 일자리 창출에 전념해야
현재 네덜란드 경기침체의 가장 큰 촉발제는 2008년 발생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붕괴사건이다. 미국으로부터의 주택저당증권을 사들인 국가 중 하나로 예산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은 것이 화근이었다.
지난 2011년부터 지속적으로 긴축정책을 시행했지만 여전히 어려운 고용시장으로 내수시장의 둔화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경제학자들의 신자유주의체제에 대한 찬반론도 벌써 수년간 반복돼 왔지만 뚜렷한 해결책을 찾은 것도 아니다.
전문가들은 자금출혈을 감수하더라도 국가의 가장 큰 경쟁력인 농업과 제조업(특히 기계산업)을 유지하기 위해 인력 및 기술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또한 청년층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에 최대한 집중하지 않으면 경제회복은 요원하다고 진단한다.
▲네덜란드 위치(출처 : 구글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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