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50국가] (20)독일-유럽의 경기침체 속에서도 선진 경제국의 위엄 당당히 유지...디플레이션과 난민문제가 현안 과제
노인환 기자
2016-05-30 오전 10:55:37

유럽의 최대 경제대국이자 대표적인 선진국인 독일은 게르만 민족의 후예로서 근면성실, 솔직함, 꼼꼼한 민족성으로 강대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20세기 초 바이마르공화국, 나치통치를 겪은 후 제 2차 세계대전에서 패전국이 됐다. 결국 미국, 영국, 프랑스, 소련의 4개 연합국에 의해 점령되고 1949년 동독과 서독으로 분리됐다.

1990년 동독지역이 흡수 통합되면서 지금의 독일연방공화국이 성립됐지만 당시 지역간 경제적 격차의 해소부터 정치, 문화, 사회 등의 충돌이 잦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도로 숙련된 노동력과 기계, 자동차, 화학, 가전제품, 방위산업 등 유럽국가 중에서 가장 선진화된 산업기반으로 이를 극복했으며 현재 세계에서 4번째로 큰 경제규모를 갖추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부터 점차 경기가 하락되면서 올해인 2016년 초에는 1~2%대의 낮은 성장률과 제로수준의 물가상승률로 내수경제가 둔화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지난 4월 박근혜 대통령이 독일 연방상원의장과 한반도정세, 북핵, 양국협력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으며 올해 파독 간호사 50주년을 맞이해 독일의 에센지역에서 기념행사가 개최되기도 했다.

한국의 ‘P-50’으로서 유럽국가 중 최고의 경제모범국인 독일의 ▲주요 경제지표 ▲국가 핵심산업에 대해 차례대로 살펴보도록 하자.

제로(0)에 근접하는 경제성장률과 마이너스(-)로 떨어진 물가...안정화되고 있는 고용시장 기반으로 국민 소비심리부터 살려내야

먼저 독일의 2015년 GDP 구매력지수는 3조8420억달러(약 4530조원)로 지난해에 비해 1.5% 소폭 증가했다. 동기간 실질성장률은 1.5%로 전년도에 비해 다소 하락됐으며 올해 초에는 1.3%까지 떨어졌다.

2011년 6.0%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경기가 하락되고 있다. 유럽대륙 전체에 퍼진 저물가 현상과 가계소비의 침체는 독일 시장에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다음 무역수지 현황을 보면 2015년 무역흑자액은 3081억달러로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 확대됐다. 수출은 다소 둔화됐지만 유가하락과 금속시세가 떨어지면서 수입액이 30% 가까이 감소돼 흑자규모가 늘어난 것이다.

주요 수출제품은 자동차, 기계, 화학, 컴퓨터, 전자 및 전기 장비, 의약품, 금속, 운송장비, 식품류, 섬유, 고무, 플라스틱 제품 등이다. 수출대상국은 프랑스, 영국, 미국, 네덜란드, 중국, 오스트리아 등이다.

주요 수입제품은 기계, 데이터처리장비, 자동차, 화학, 석유 및 가스, 금속, 전기장비, 의약품, 농업제품 등이 있다. 네덜란드, 프랑스, 중국, 벨기에, 이탈리아 등이 주요 수입국다다. 수출입 대상국 모두 유럽국의 비율이 가장 높다.

사회경제지표를 살펴보면 우선 2016년 4월에 집계된 물가상승률이 -0.1%로 시장의 수요기능이 악화되고 있다. 소비심리가 저하되면서 지난 몇 년간 저물가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현재 기준금리도 제로(0)이기 때문에 통화정책은 한계라고 판단된다.

동기간 실업률은 4.2%로 지난 5년간 지속적으로 완화되고 있으며 산업이 고도화되면서 시장에서는 전문인력의 공급을 절실히 원하고 있다. 이처럼 기술인력의 보고인 독일조차도 숙련노동자가 부족한 상황이다.

재정건전성을 보면 예산의 경우 지난해 흑자로서 GDP의 0.9%로 집계되면서 균형예산에 가까운 실적을 보였다. 하지만 공공부채는 GDP 대비 71.7%로 높은 수준에 달하고 있다.

세계적인 경쟁기술 자동차·의료·기계가 모두 주력산업...디젤게이트 터지면서 자동차산업은 휘청거려

유럽 기술산업의 최강자인 독일은 타국가들이 가장 가지고 싶어하는 산업기술의 꽃인 ▲자동차 ▲의료 ▲기계를 주요 3대 산업으로 지정해 육성하고 있다.

첫째, 독일의 주력 산업 중 글로벌 경쟁력으로서 자리잡은 대표적인 분야는 단연 ‘자동차’다. 아우디, 폭스바겐, BMW, 벤츠 등은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차브랜드로 성장했다.

자동차 산업은 19세기말 독일의 기술자인 카를 벤츠(Carl Benz)가 자동차회사인 벤츠(Benz)를 설립해 생산하면서 시작됐다. 현재는 미국, 일본, 중국에 이어 세계적인 자동차 생산국가로 자리매김했다.

유럽지역에서도 최대 자동차생산국이자 국가 산업매출 중 가장 많은 수익을 내고 있는 효자산업인 만큼 관련 종사자도 전문인력을 포함해 80만여명에 달한다.

하지만 2년 전 에어백 결함과 점화스위치 불량으로 아우디, 폭스바겐이 리콜을 단행했으며 지난해에는 폭스바겐의 일명 ‘디젤게이트’가 터지면서 신뢰도가 급감됐다.

배출가스 조작사건으로서 TDI 디젤엔진(EA189)이 장착된 1000만대 이상의 차량이 배출가스 처리장치의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조작해 출시했다. 환경기준을 충족하려다 브랜드이미지가 실추된 격이다.

2014년 세계 자동차 판매량 1010만대로 2위의 자리를 지켰던 폭스바겐이 과거의 명예를 되찾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보상과 ‘연비 좋고 튼튼한 자동차’라는 기본 전략을 고수하는 방법뿐이라고 판단된다.

둘째, 의료산업은 내과용 의료기기의 기술력, 고품질 의료서비스 및 의료진들이 세계 시장에서도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내과용 의료기기의 경우 독일 제조업 기술력의 산실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내과수술용은 높은 정밀도와 내구성이 요구되며 인간의 신체 내부를 다루는 세심한 도구인 만큼 세계적인 신뢰도도 매우 높은 편이다.

이미 1, 2차 세계대전을 치르면서 의료기술, 도구, 시설 등이 군용 목적에서 민간용으로 이전되면서 많은 발전을 이룩했다.

이외에도 의료제품인 초음파, 재활용 의료기기, 엑스레이 등의 장비도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 2011년 기준으로 의료기기에만 1만6400여개의 특허가 신청됐을 정도다.

헬스케어 부문으로서 의사, 간호사, 간병전문가 등의 관련 의료진 인력은 약 490만명이 배치돼 있다. 의료진들이야말로 독일의 엔지니어링 및 설계자들과 함께 최고의 전문인력으로 꼽히고 있다.

셋째, 기계산업으로 자동차 엔진, 차체, 파이프, 의료기기의 장비들 모두가 기계산업에 포함된다. 철도, 건설업에 사용되는 건설장비, 에너지 산업에 쓰이는 엔진 터빈 등의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산업이 대부분이다.

기계산업의 모체라고 할 수 있는 기업으로는 뮌헨에 본사를 소재한 복합적 대기업인 지멘스(Siemens AG)다. 지멘스는 통신 시스템, 건설 기계, 조명, 의료 기술, 철도, 가전, 화재경보기 등의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이다.

2015년 기준 직원은 34만8000명이며 기계산업에 종사하는 총 근로자가 약 100만명인 점을 보면 해당산업계 종사자의 1/3이상이 지멘스에서 일을 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지멘스 외에도 많은 기계업체들은 중동 및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신시장에 신재생에너지, 건설기계, 철도 등의 분야에 진출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현 독일 이슈는 국내 낙농업과 철강업의 침체...경제적 선결과제는 ‘디플레이션’ 해결

최근 독일의 경제이슈는 러시아와 유럽연합이 경제갈등을 빚어면서 침체에 빠진 국내 낙농업을 회생시키는 것이다. 또한 철강업계는 과잉공급과 저조한 수익, 중국산 철강의 진입으로 경영난에 처해 있으며 자체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인수합병을 고려하고 있다.

사회측면에서 보면 전반적으로 위축된 소비심리 외에도 올초부터 '난민문제’가 골치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시리아전쟁으로 인해 난민들이 유럽으로 대거 몰리면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난민지원을 위한 재정문제와 이들로 인한 범죄도 선결해야 할 과제다.

지난 2년간 유럽경기의 둔화가 지속되고 있지만 독일은 이전부터 다져놓은 뛰어난 인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여전히 글로벌 시장에서 확고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내수경제의 저물가 현상을 바로잡고 산업별 해외수요를 지속적으로 유지한다면 독일이 글로벌 경쟁력을 장기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독일 위치(출처 : 구글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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