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진단] 글로벌 희토류시장 현황과 전망
중국은 세계 1위 매장량을 보유한 희토류를 국제통상 무기로 활용, 충분한 양의 희토류를 확보하지 못하면 미래산업을 성장시키기 어려워
2012년 6월 27일 미국, 일본, 유럽연합(EU)은 세계무역기구(WTO)에 중국의 희토류(稀土類) 수출 제한 및 반독점과 관련된 분쟁을 해결할 패널구성을 요청했다. 이후 2014년 3월 WTO는 중국의 희토류 규제조치가 WTO 규칙에 위배됐다고 판정했고 중국은 항소했지만 위반으로 최종 결정됐다.
그렇다면 ‘대체 이 희토류가 무엇이길래 서구 경제강대국들이 국제기구의 도움까지 요청하면서 해결하려고 했을까’하는 의문점이 든다. 희토류는 희귀광물로 금속에 가까우며 자석, 유리, 세라믹 등에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는 천연자원이다.
그동안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희토류가 글로벌 무역전쟁의 전면에 포진하게 된 것은 희토류 매장량이 세계 1위인 중국이 희토류를 국제통상 무기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환경문제와 자원보호를 내세워 생산 및 수출을 제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글로벌 국가들은 불공정한 무역제재라고 반발하고 있다. 희토류의 개념과 용도, 중국의 희토류 생산현황, 글로벌 강대국들의 중국 희토류 반독점에 대한 입장, 미래 희토류 시장의 동향 등을 살펴보다.
▶ 에너지, IT, 전자, 광섬유, 원자로 등 다양하게 활용되며 중국이 독점
희토류는 17개 화학원소의 통칭으로, 스칸듐(Sc), 이트륨(Y), 란타넘(La), 루테튬(Lu)까지 란타넘족 15개 원소를 말한다. 광물 형태로는 희귀한 원소이므로 ‘희토류’라는 명칭이 붙었지만 실제로 지구상에는 풍부하게 매장돼 있다.
다만 자연상태에서 채취가 어렵고 노동집약형 산업인데다가 채굴할 경우 방사선 물질이 유출돼 환경을 파괴하기 때문에 그 독특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희토류 원소를 포함한 광물 중에 최초로 발견된 것은 스웨덴의 위테르뷔에서 발견된 가돌리나이트이다.
희토류는 화학적으로 안정돼 건조한 공기에서의 내구성, 높은 열전도율이 특징으로 탁월한 화학적·전기적·자성적·발광적 성질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희토류는 광학유리, 전자제품 부속, 영구자석, 배터리, 촉매제, 형광등, 페인트, 크리스탈 제조, 세라믹 기능소재, 초전도체 등에 활용된다.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는 전기, 하이브리드 자동차, 풍력 및 태양열 발전, IT산업은 LCD, LED, 스마트 폰 등이 있다. 전자제품에는 카메라, 컴퓨터, 형광체 및 광섬유에는 CRT 및 형광램프, 원자로에는 제어제로용(우수한 방사성 차폐효과) 등에 쓰인다. 희토류가 미래성장산업에 필수적인 광물이기 때문에 모든 국가가 희토류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을 하는 것이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매장량의 약 3분의 1을 보유하고 있으며 희토류 생산의 90%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2013년 9월 중국 정부는 희토류 산업을 관리하기 위해 대형 기업집단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현재 내부거래 및 밀매가 심각한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에 희토류 불법채취에 대해 집중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이번 단속의 목적은 불법채취업자 블랙리스트 작성, 장기적인 관리체제 구축, 대형 집단의 설립을 통해 산업의 집중도를 높일 예정이다. 지난해 8월 공신부의 불법 희토류 조사결과, 불법으로 생산한 46개 기업을 적발했고 현재까지 160개 기업의 영업허가를 취소했다. 압수한 불법 희토류의 총 규모는 1만9000톤에 다한다.
관리체계를 강화한 후 올해 초 중국 정부는 중국의 남부지역 장시성(江西省) 간저우시(赣州市)를 기반으로 하는 간저우시희토집단유한공사를 중심으로 군소업체들을 통합하기로 결정했다. 2013년 1월 베이징에서 희토류 기업 구조조정회의를 개최해 난립해 있는 희토류업체를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유럽, 일본 등의 견제에서 생존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기 위한 목적으로 산업계를 재편하는 것이다. 따라서 간저우시는 희토류 채굴, 가공, 무역, 연구개발 등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간저우희토집단유한공사를 지난해 3월에 설립했으며 정부의 정식동의를 득한 상태다.
문제는 희토류의 해외수출물량은 공식적인 통로보다 밀수가 더 많다는 점이다. 2012년 중국 정부가 발간한 희토류백서에 따르면, 2011년 희토류 밀수출 물량은 2만2300톤으로 정상 수출량 1만8600톤의 120%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는 수출 제한조치로 인해 글로벌 국가들과 제소에 항소를 거듭하면서 정확한 밀수량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 중국이 수출물량을 조절하고 가격상승을 유도해 시장 혼란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난이 끊이지 않은 이상 밀수 역시 근절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일본과 미국 등이 대체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당분간 중국의 독점은 막기 어려워
2013년 8월 일본 정부는 일본 기업의 희토류 특허문제로 중국과 논쟁을 벌였다. 중국은 세계 1위 희토류 매장국가인 동시에 생산국가이지만 정작 일본 기업들의 특허 때문에 희토류 활용에 제약을 받고 있다.
중국 기업들의 주장에 따르면 일본의 히타치금속이 자동차 등의 모터에 사용되는 네오지움자석에 관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특허는 2029년까지 유효하다. 이에 따라 중국기업들은 자국의 희토류로 네오지움자석을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
히타치금속으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은 중국기업 8개만이 네오지움자석을 생산한다. 중국의 입장에서는 매우 억울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셈이다.
미국 역시 2013년 9월 20일 하원은 '전략적 중요성이 높은 광물자원은 자국에서 채굴사업을 강화하라'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중국에 대한 광물 의존도를 줄이려는 목적이다.
당시 미국이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비연료 광물이 19 종류, 수요의 5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비연료 광물이 24종류가 있었다. 주목할 점은 각종 희토류도 여기에 포함돼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은 자국에서 직접 채굴을 강화하고, 더불어 희토류를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과 유럽지역에서는 희토류 대체 기술 및 새로운 희귀금속을 발견하려고 연구팀을 구성해 진행 중이다. 지난해 9월 대만 국책 연구기관인 ‘산업기술연구소(ITRI)’와 일본의 상업용 인쇄기 전문제조업체 코모리코퍼레이션(KOMORI Corporation)의 자회사인 ‘코모리머시너리(KOMORI Machinery)’가 공동으로 연구개발해 ‘메탈메쉬(metal mesh)공법’을 획득했다고 발표했다.
메탈메쉬공법은 폴리에스테르(PET) 필름 위에 은을 포함한 금속물질로 그물망같은 패턴을 인쇄하는 공법으로, 터치스크린의 핵심부품인 ‘ITO(인듐주석산화물) 센서’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 공법은 고가의 희토류인 인듐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핵심기술인 것이다.
일본이 희토류 관련 특허를 독점하고, 미국이 희토류를 대체하기 위한 물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독일 전문가들은‘서방국가는 희토류의 중국 의존에서 탈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중국을 제외한 자국 내에서 채굴을 할 의욕이 부족하고, 희토류 채굴과 개척 등의 다원화가 부진한 것도 글로벌 시장의 동향이기 때문이다. 광산전문가들은 현재 공급되는 희토류의 약 90%가 중국산이며 희토류 원소는 2020년까지 중국이 독점공급의 지위를 계속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
▶ 희토류 전쟁은 단순한 무역분쟁이 아니라 21세기 글로벌 패권다툼
2013년 8월 일본이 해저에서 대량의 희토류를 발견했다는 소식에 중국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일본의 기술력에 짓눌렸던 중국이 생산독점까지 빼앗길까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중국과 일본의 희토류 전쟁이 다시 점화된 것이다.
일본 토쿄대학의 가토 야스히로 교수팀은 2011년 태평양 중부와 동남부 3500~6000m 해저에서 희토류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발표내용에 따르면 해저에 있는 진흙에 희토류가 포함돼 있으며 매장량은 육지매장량의 1000배로 일본 국내 사용량의 230년 분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일본이 자국산업에 필요한 희토류를 자체적으로 조달하기 시작하면 중국의 희토류산업은 위기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산업용으로 활용하기 전까지의 기간소요가 5~8년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을 제외하면 희토류를 자체적으로 채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국가는 없다. 그리고 일본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믿는다고 해도 일본의 상업적으로 희토류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10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희토류를 채굴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환경파괴가 불가피하고, 광산노동자들의 건강까지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에 근로자의 인권을 중요시하는 국가들에서 희토류를 생산하기는 어렵다. 미국도 하원에서 미국 내에서 희토류를 생산하도록 법률로 강제하고 있지만 현실성은 희박하다.
그렇다고 중국 정부의 입장에서도 다른 국가들의 대응책에 대해 수수방관하고 있을 수가 없기 때문에 적절한 수출쿼터제를 적용해 국제시장의 수요와 가격을 조정하고 있다.
현재 중국 정부의 '희토류 수출쿼터제'를 시행하는 이면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표면적인 첫 번째 이유는 심각해지는 환경오염문제 및 무분별하게 개발되는 희귀금속을 통제하기 위한 것이다. 환경파괴로 인한 각종 부작용이 심각하고, 인민들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어 외화수입이 줄어든다고 해도 통제가 불가피하다.
내면적인 두 번째 이유는 희토류 산업을 발전시켜 심층가공 단계에 접어들어 보다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것이다. 일본이나 서유럽 기업들이 희토류를 활용하는 특허를 독점하고 있어 정작 중국 기업들은 큰 이익을 보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타개할 필요성도 높다.
비록 WTO가 중국 정부의 희토류 수출규제가 부당하다고 판결했지만 중국 정부가 순순히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 중국경제는 이미 미국경제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했으며, 미국이 경제성장둔화와 정부 재정적자로 글로벌 선도국가의 지위를 상실하고 있어 중국의 입지를 위협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희토류 수출규제와 가격조정을 계속할 것이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일본, 서유럽 국가들은 대체물질개발에 전력을 다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국가의 주도권 싸움에도 끼이지 못하는 국가들은 희토류를 활용하는 미래산업을 성장시키는데 한계에 직면할 것으로 판단된다. 국제정치전문가들이 희토류 전쟁이 단순한 무역분쟁이 아니라 21세기 글로벌 패권다툼으로 보는 이유다.
▲장시성(江西省) 간저우시(赣州市) 위치(출처 : 구글맵)
2012년 6월 27일 미국, 일본, 유럽연합(EU)은 세계무역기구(WTO)에 중국의 희토류(稀土類) 수출 제한 및 반독점과 관련된 분쟁을 해결할 패널구성을 요청했다. 이후 2014년 3월 WTO는 중국의 희토류 규제조치가 WTO 규칙에 위배됐다고 판정했고 중국은 항소했지만 위반으로 최종 결정됐다.
그렇다면 ‘대체 이 희토류가 무엇이길래 서구 경제강대국들이 국제기구의 도움까지 요청하면서 해결하려고 했을까’하는 의문점이 든다. 희토류는 희귀광물로 금속에 가까우며 자석, 유리, 세라믹 등에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는 천연자원이다.
그동안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희토류가 글로벌 무역전쟁의 전면에 포진하게 된 것은 희토류 매장량이 세계 1위인 중국이 희토류를 국제통상 무기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환경문제와 자원보호를 내세워 생산 및 수출을 제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글로벌 국가들은 불공정한 무역제재라고 반발하고 있다. 희토류의 개념과 용도, 중국의 희토류 생산현황, 글로벌 강대국들의 중국 희토류 반독점에 대한 입장, 미래 희토류 시장의 동향 등을 살펴보다.
▶ 에너지, IT, 전자, 광섬유, 원자로 등 다양하게 활용되며 중국이 독점
희토류는 17개 화학원소의 통칭으로, 스칸듐(Sc), 이트륨(Y), 란타넘(La), 루테튬(Lu)까지 란타넘족 15개 원소를 말한다. 광물 형태로는 희귀한 원소이므로 ‘희토류’라는 명칭이 붙었지만 실제로 지구상에는 풍부하게 매장돼 있다.
다만 자연상태에서 채취가 어렵고 노동집약형 산업인데다가 채굴할 경우 방사선 물질이 유출돼 환경을 파괴하기 때문에 그 독특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희토류 원소를 포함한 광물 중에 최초로 발견된 것은 스웨덴의 위테르뷔에서 발견된 가돌리나이트이다.
희토류는 화학적으로 안정돼 건조한 공기에서의 내구성, 높은 열전도율이 특징으로 탁월한 화학적·전기적·자성적·발광적 성질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희토류는 광학유리, 전자제품 부속, 영구자석, 배터리, 촉매제, 형광등, 페인트, 크리스탈 제조, 세라믹 기능소재, 초전도체 등에 활용된다.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는 전기, 하이브리드 자동차, 풍력 및 태양열 발전, IT산업은 LCD, LED, 스마트 폰 등이 있다. 전자제품에는 카메라, 컴퓨터, 형광체 및 광섬유에는 CRT 및 형광램프, 원자로에는 제어제로용(우수한 방사성 차폐효과) 등에 쓰인다. 희토류가 미래성장산업에 필수적인 광물이기 때문에 모든 국가가 희토류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을 하는 것이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매장량의 약 3분의 1을 보유하고 있으며 희토류 생산의 90%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2013년 9월 중국 정부는 희토류 산업을 관리하기 위해 대형 기업집단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현재 내부거래 및 밀매가 심각한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에 희토류 불법채취에 대해 집중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이번 단속의 목적은 불법채취업자 블랙리스트 작성, 장기적인 관리체제 구축, 대형 집단의 설립을 통해 산업의 집중도를 높일 예정이다. 지난해 8월 공신부의 불법 희토류 조사결과, 불법으로 생산한 46개 기업을 적발했고 현재까지 160개 기업의 영업허가를 취소했다. 압수한 불법 희토류의 총 규모는 1만9000톤에 다한다.
관리체계를 강화한 후 올해 초 중국 정부는 중국의 남부지역 장시성(江西省) 간저우시(赣州市)를 기반으로 하는 간저우시희토집단유한공사를 중심으로 군소업체들을 통합하기로 결정했다. 2013년 1월 베이징에서 희토류 기업 구조조정회의를 개최해 난립해 있는 희토류업체를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유럽, 일본 등의 견제에서 생존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기 위한 목적으로 산업계를 재편하는 것이다. 따라서 간저우시는 희토류 채굴, 가공, 무역, 연구개발 등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간저우희토집단유한공사를 지난해 3월에 설립했으며 정부의 정식동의를 득한 상태다.
문제는 희토류의 해외수출물량은 공식적인 통로보다 밀수가 더 많다는 점이다. 2012년 중국 정부가 발간한 희토류백서에 따르면, 2011년 희토류 밀수출 물량은 2만2300톤으로 정상 수출량 1만8600톤의 120%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는 수출 제한조치로 인해 글로벌 국가들과 제소에 항소를 거듭하면서 정확한 밀수량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 중국이 수출물량을 조절하고 가격상승을 유도해 시장 혼란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난이 끊이지 않은 이상 밀수 역시 근절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일본과 미국 등이 대체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당분간 중국의 독점은 막기 어려워
2013년 8월 일본 정부는 일본 기업의 희토류 특허문제로 중국과 논쟁을 벌였다. 중국은 세계 1위 희토류 매장국가인 동시에 생산국가이지만 정작 일본 기업들의 특허 때문에 희토류 활용에 제약을 받고 있다.
중국 기업들의 주장에 따르면 일본의 히타치금속이 자동차 등의 모터에 사용되는 네오지움자석에 관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특허는 2029년까지 유효하다. 이에 따라 중국기업들은 자국의 희토류로 네오지움자석을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
히타치금속으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은 중국기업 8개만이 네오지움자석을 생산한다. 중국의 입장에서는 매우 억울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셈이다.
미국 역시 2013년 9월 20일 하원은 '전략적 중요성이 높은 광물자원은 자국에서 채굴사업을 강화하라'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중국에 대한 광물 의존도를 줄이려는 목적이다.
당시 미국이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비연료 광물이 19 종류, 수요의 5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비연료 광물이 24종류가 있었다. 주목할 점은 각종 희토류도 여기에 포함돼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은 자국에서 직접 채굴을 강화하고, 더불어 희토류를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과 유럽지역에서는 희토류 대체 기술 및 새로운 희귀금속을 발견하려고 연구팀을 구성해 진행 중이다. 지난해 9월 대만 국책 연구기관인 ‘산업기술연구소(ITRI)’와 일본의 상업용 인쇄기 전문제조업체 코모리코퍼레이션(KOMORI Corporation)의 자회사인 ‘코모리머시너리(KOMORI Machinery)’가 공동으로 연구개발해 ‘메탈메쉬(metal mesh)공법’을 획득했다고 발표했다.
메탈메쉬공법은 폴리에스테르(PET) 필름 위에 은을 포함한 금속물질로 그물망같은 패턴을 인쇄하는 공법으로, 터치스크린의 핵심부품인 ‘ITO(인듐주석산화물) 센서’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 공법은 고가의 희토류인 인듐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핵심기술인 것이다.
일본이 희토류 관련 특허를 독점하고, 미국이 희토류를 대체하기 위한 물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독일 전문가들은‘서방국가는 희토류의 중국 의존에서 탈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중국을 제외한 자국 내에서 채굴을 할 의욕이 부족하고, 희토류 채굴과 개척 등의 다원화가 부진한 것도 글로벌 시장의 동향이기 때문이다. 광산전문가들은 현재 공급되는 희토류의 약 90%가 중국산이며 희토류 원소는 2020년까지 중국이 독점공급의 지위를 계속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
▶ 희토류 전쟁은 단순한 무역분쟁이 아니라 21세기 글로벌 패권다툼
2013년 8월 일본이 해저에서 대량의 희토류를 발견했다는 소식에 중국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일본의 기술력에 짓눌렸던 중국이 생산독점까지 빼앗길까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중국과 일본의 희토류 전쟁이 다시 점화된 것이다.
일본 토쿄대학의 가토 야스히로 교수팀은 2011년 태평양 중부와 동남부 3500~6000m 해저에서 희토류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발표내용에 따르면 해저에 있는 진흙에 희토류가 포함돼 있으며 매장량은 육지매장량의 1000배로 일본 국내 사용량의 230년 분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일본이 자국산업에 필요한 희토류를 자체적으로 조달하기 시작하면 중국의 희토류산업은 위기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산업용으로 활용하기 전까지의 기간소요가 5~8년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을 제외하면 희토류를 자체적으로 채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국가는 없다. 그리고 일본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믿는다고 해도 일본의 상업적으로 희토류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10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희토류를 채굴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환경파괴가 불가피하고, 광산노동자들의 건강까지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에 근로자의 인권을 중요시하는 국가들에서 희토류를 생산하기는 어렵다. 미국도 하원에서 미국 내에서 희토류를 생산하도록 법률로 강제하고 있지만 현실성은 희박하다.
그렇다고 중국 정부의 입장에서도 다른 국가들의 대응책에 대해 수수방관하고 있을 수가 없기 때문에 적절한 수출쿼터제를 적용해 국제시장의 수요와 가격을 조정하고 있다.
현재 중국 정부의 '희토류 수출쿼터제'를 시행하는 이면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표면적인 첫 번째 이유는 심각해지는 환경오염문제 및 무분별하게 개발되는 희귀금속을 통제하기 위한 것이다. 환경파괴로 인한 각종 부작용이 심각하고, 인민들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어 외화수입이 줄어든다고 해도 통제가 불가피하다.
내면적인 두 번째 이유는 희토류 산업을 발전시켜 심층가공 단계에 접어들어 보다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것이다. 일본이나 서유럽 기업들이 희토류를 활용하는 특허를 독점하고 있어 정작 중국 기업들은 큰 이익을 보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타개할 필요성도 높다.
비록 WTO가 중국 정부의 희토류 수출규제가 부당하다고 판결했지만 중국 정부가 순순히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 중국경제는 이미 미국경제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했으며, 미국이 경제성장둔화와 정부 재정적자로 글로벌 선도국가의 지위를 상실하고 있어 중국의 입지를 위협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희토류 수출규제와 가격조정을 계속할 것이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일본, 서유럽 국가들은 대체물질개발에 전력을 다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국가의 주도권 싸움에도 끼이지 못하는 국가들은 희토류를 활용하는 미래산업을 성장시키는데 한계에 직면할 것으로 판단된다. 국제정치전문가들이 희토류 전쟁이 단순한 무역분쟁이 아니라 21세기 글로벌 패권다툼으로 보는 이유다.
▲장시성(江西省) 간저우시(赣州市) 위치(출처 : 구글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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